そう、キセキなんかじゃない .ᐟ ☆彡
🎀 うみ (@umikomori)
50億の星々からあなたの島探しあてた 100万もの生き物からあなたと同じヒトを選んだ 20万年の中からあなたと同じ時代選んだ☆~(ゝ。∂)
슈톨렌
DATE 2024/12/24
CATEGORY scrap/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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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조심하라기에 몸에 좋다는 건 다 찾아 먹였는데

밖에 나가서 그렇게 죽어올 줄 어떻게 알았겠니"

 

너는 빵*을 먹으며 죽음을 이야기한다

입가에 잔뜩 설탕을 묻히고

맛있다는 말을 후렴구처럼 반복하며

 

사실은 압정 같은 기억, 찔리면 피가 찔끔 나는

그러나 아픈 기억이라고 해서 아프게만 말할 필요는 없다

퍼즐 한 조각만큼의 무게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 퍼즐 조각을 수천수만개 가졌더라도

 

얼마든지 겨울을 사랑할 수 있다

너는 장갑도 없이 뛰쳐나가 신이 나서 눈사람을 만든다

손이 벌겋게 얼고 사람의 형상이 완성된 뒤에야 깨닫는다

네 그리움이 무엇을 만들었는지

 

보고 싶었다고 말하려다가

있는 힘껏 돌을 던지고 돌아오는 마음이 있다

 

아니야, 나는 기다림을 사랑해

이름 모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마당을 사랑해

밥 달라고 찾아와 서성이는 하얀 고양이들을

혼자이기엔 너무 큰 집에서

병든 개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펑펑 울고 난 뒤엔 빵을 잘라 먹으면 되는 것

슬픔의 양에 비하면 빵은 아직 충분하다는 것

 

너의 입가엔 언제나 설탕이 묻어 있다

아닌 척 시치미를 떼도 내게는 눈물 자국이 보인다

물크러진 시간은 잼으로 만들면 된다

 

약한 불에서 오래오래 기억을 졸이면 얼마든 달콤해질 수 있다

 

*슈톨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매주 한 조각씩 잘라 먹는 기다림의 빵.

 

/안희연, 슈톨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