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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3 06:14
왜 네 빛은 나만 비추지 않는 거야 왜 나만 사랑하지 않는 거야 왜 외간 것들에게 웃어주는 거야 왜 따뜻한 거야 왜 모두에게 다정한 거야 /김선우, 해괴한 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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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06:57
천사를 본 사람들은먼저실망부터 해야 한다. 천사는 바보다.구름보다 무겁고,내 집게손가락의 굳은살도해결해주지 못한다. 천사는 바보이고천사는 있다. 천사가 있다고 믿는나는천사가 비천사적인 순간을아주 오랫동안 상상해왔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천사를 떠올린다. 본드 같은 걸로 붙여놓았을 날개가떨어져 나가는 바람에낭패를 당한 천사.허우적거리다진흙탕에 처박히는 천사. 진흙에 범벅되는 하얀 인조 깃털그 난처한 아름다움. 아니면야간 비행 실수로낡은 고가도로 교각 끝에불시착한 천사 가까스로 매달린 채엉덩이를 내보이며날개를 추스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니면비둘기 똥 가득한중세의 첨탑 위에서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측은하게 지상을 내려다보는그 망연자실. 내가 원하는 천사다. /허연, 내가 원하는 천사